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나, 방금 거의 두 시간 넘게 악당을 응원하고 있었네? 이 영화의 주인공 크루엘라는 사실 따지고 보면 어지간히도 민폐 캐릭터인데, 배우 얼굴이 좀 예뻐서 그렇지 하는 짓은 단순히 그냥 얄미운 수준이 아니다. 상습적인 절도, 기물파손, 납치.. 분명 진짜 범죄를 밥 먹듯이 저지르는 인물이다. 그런데도 나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제발 저 여자가 이겼으면' 하고 몰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크루엘라. 어릴 적 101마리 달마시안 애니메이션에서 강아지 가죽으로 코트를 만들려던 그 악명 높은 빌런의 이야기를, 디즈니는 기어이 '응원하게' 만들어 놓았다. 오늘은 이 영화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평범하게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영화가 나를 어떻게 자..
이번 6·3 지방선거, '투표용지가 모자라서' 참정권을 포기해야만 했던 유권자들이 있다. 서울 송파에서만 5개 동 12곳, 강남, 광진, 동작까지 14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오후 1시쯤부터 줄이 멈췄고, 마감 시각이 지나도 대기표를 든 사람들이 남았고, 끝내 투표를 못 하고 돌아간 사람도 있었다. 그날 밤 선관위 사무총장은 대국민 사과를 했다. 선관위에서 30년 일하다 퇴직한 사람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정도. 선관위의 관리가 부실했던 의견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견을 가질 수 없을거다. 그리고 곧바로 '부정선거'를 외치는 시위대가 과천 중앙선관위 앞으로, 송파의 한 투표소 앞으로 몰렸다. 개표함이 묶이고, 개표가 늦어졌다. 여기서 잠깐 멈춰서 생각해보자.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며칠 전, 아파트 단지에서 야시장을 한다길래 구경을 나갔다. 먹거리며 놀거리며 구경거리가 제법 그득해서 이것저것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펼쳐놓은 체험활동 중에 '금붕어 건지기'가 있었다. 아이들이 얼마간 돈을 내면 조그만 뜰채를 하나 쥐여주고, 정해진 시간 안에 금붕어를 최대한 많이 건져 올리는.. 놀이라고 해야 하나 이걸? 하여튼 그런 거였다. 많이 건진다고 많이 가져가는 건 아니고, 참여한 아이에게 금붕어를 두어 마리쯤 손에 들려 보내는 것 같았다. 그 광경을 보자마자 나는 역시나 또 걱정부터 앞선다. '아, 한동안 이 아파트에서 죽어 나오는 금붕어가 꽤 많겠구나..' 나는 중학생 때부터 집에서 열대어를 키웠다. 그러니 이 물생활이라는 취미를 시작한 지 어느새 20년이 훌쩍 넘었다. 뭐, 그렇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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