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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은 왜 7일이고, 요일 이름은 왜 동양도 서양도 똑같이 해달화수목금토를 의미하게 되었을까.

4천 년 전 바빌로니아의 밤하늘부터, 요일의 이름과 유래에 대한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보았다.


매주, 매일, 당연하게 부르는 이 이름들, 사실 전부 하늘에 있었다.

 

 

코딩을 하다 보면 요일을 숫자로 다룰 일이 종종 있다. 월요일, 화요일.. 이렇게 글자로 쓰는 게 아니라 0, 1, 2, 3.. 이런 식으로 숫자에 대응시켜서 처리하는 거다.

 

그런데 이게 참.. 묘하게 헷갈린다. 0이 일요일인가, 월요일인가? 한 주의 시작이 일요일이었나, 월요일이었나? 일단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시작이 아닌게 분명한데, 일요일과 월요일 중 어떤 요일이 '0요일'인지, '1요일'인지. 분명 전에도 헷갈려서 찾아봤는데 또 헷갈린다.

 

변명부터 해 보자면, 이건 다 이유가 있다. 프로그래밍 언어마다 미묘하게 다르게 정해놨기 때문이다. 파이썬에서 weekday()를 쓰면 월요일이 0이고 일요일이 6이다. 그런데 자바스크립트에서 getDay()를 쓰면 일요일이 0이고 토요일이 6이다. 자바에서는 또 일요일이 1로 시작한다. 그러니까 같은 '요일을 숫자로'인데, 어디서는 0부터, 어디서는 1부터, 시작이 일요일인 데도 있고 월요일인 데도 있다. 안 헷갈리는 게 이상하다.. 앗 잠깐.. 그런데 저게 맞나?

 

0이 일요일인가 월요일인가.. 분명 전에도 이걸 헷갈려서 찾아 봤었는데..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쓰는 이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게 결국 다 서양에서 만들어진 거잖아? 문법 자체도 영어 기반이고. if, for, return.. 전부 영어다. 그런데 거기서 다루는 '요일'은, 또 우리가 매일 쓰는 '월화수목금토일'이랑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일주일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똑같이 7일이고.

 

가만 보면 이상한 일이다. 우리는 '월화수목금토일'을 매주 당연하게 쓰면서도, 왜 그게 그 이름인지, 왜 하필 7개인지 한 번도 안 따져봤다. 매일 누르는 전등 스위치를 막상 '이게 왜 이렇게 생겼지' 하고 보면 갑자기 낯설어지는 것처럼. 익숙한 단어가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는, 자메뷔. 그 순간이다.

 

그래서 한번 따라가 보았다. 일주일은 언제부터 딱 7일로 굳어졌고, 요일은 어디서 생겨났으며, 동양과 서양이 어쩌다 이렇게 비슷한 체계를 갖게 된 걸까.

 

일단 쉬운 것부터, 요일 이름은 전부 하늘에 있다

먼저 우리 요일 이름부터 보자. 월화수목금토일. 한자로 쓰면 月火水木金土日이다. 어디서 많이 본 글자들이다.

 

일(日)은 해, 월(月)은 달. 그리고 화수목금토(火水木金土)는 각각 화성, 수성, 목성, 금성, 토성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우리 요일은 '해, 달, 그리고 태양계 다섯 개 행성'의 이름을 그대로 붙여놓은 거다.

 

화수목금토는 태양계 다섯 행성이다. 결국 요일의 이름은 지구에서 가까운 태양계 천체들로 구성되어있다.


요일 한자 천체
일요일 해 (Sun)
월요일 달 (Moon)
화요일 화성 (Mars)
수요일 수성 (Mercury)
목요일 목성 (Jupiter)
금요일 금성 (Venus)
토요일 토성 (Saturn)

 

재미있는 건 영어도 똑같다는 거다. 일요일은 Sunday, 말 그대로 'Sun(해) + day'. 월요일은 Monday, 'Moon(달) + day'. 토요일 Saturday는 'Saturn(토성)'에서 왔다. 해, 달, 토성.. 우리랑 정확히 같은 자리다.

 

영어로 화, 수, 목, 금은.. 행성 이름이 아닌것 같은데?

여기서 살짝 막힌다. 일요일(Sun), 월요일(Moon), 토요일(Saturn)은 우리랑 맞는데, 영어 화요일 Tuesday, 수요일 Wednesday, 목요일 Thursday, 금요일 Friday에는 행성 이름이 안 보인다. 화성 Mars도 없고 수성 Mercury도 없다.

 

이건 이름이 한 번 갈아끼워졌기 때문이다. 원래 로마 사람들은 이 요일들에 자기네 신(과 동일한 이름을 붙인 행성) 이름을 붙였다. 화요일은 전쟁의 신 마르스(Mars=화성), 수요일은 메르쿠리우스(Mercury=수성), 목요일은 유피테르(Jupiter=목성), 금요일은 베누스(Venus=금성)의 날이었다. 실제로 지금도 프랑스어 같은 데서는 화요일이 mardi(마르디), 수요일이 mercredi(메르크르디)다. Mars랑 Mercury가 그대로 살아 있다.

 

그런데 이게 북쪽 게르만 사람들한테 전해지게 되면서, 각각 북유럽 신화의 비슷한 신으로 바뀌게 된다.


영어 로마 신(행성) 게르만/북유럽 신
Tuesday 마르스 (화성) 티르(Tiw/Týr), 전쟁과 법의 신
Wednesday 메르쿠리우스 (수성) 오딘(Woden/Odin), 전쟁과 지혜의 신. 최고신. 주신
Thursday 유피테르 (목성) 토르(Thor), 천둥의 신
Friday 베누스 (금성) 프리그/프레이야(Frigg/Freya), 대지와 풍요, 가정의 신

매주 목요일, 우리는 토르의 날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목요일 Thursday에 토르(Thor)가 숨어 있었던 거다. 마블 영화에도 나오는 그 망치 든 망치의 신 천둥의 신, 토르 맞다. 따지고 보면 매주 목요일마다 우리는 토르의 날을 보내고 있었던 셈이다. ㅎㅎ

 

그러니까 결국 영어 요일도 알고 보면 우리랑 '같은 자리'다. 단지 화수목금만 로마 신 대신 북유럽 신으로 한 번 분장을 했을 뿐. 뼈대는 똑같이 '해, 달, 다섯 행성'이다.

 

그런데 왜 하필 7개일까

자, 그렇다면, 이쯤에서 이건 한번 짚고 넘어가봐야겠다. 일주일은 왜 하필 7일일까? 5일도 아니고 10일도 아니고.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옛날 사람들이 맨눈으로 하늘을 봤을 때, 별들 사이에서 '혼자 움직이는' 천체가 딱 7개였기 때문이다. 해, 달, 그리고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나머지 별들은 박혀서 같이 도는데, 이 일곱은 자기 멋대로 위치를 바꿨다. 그래서 특별하게 여겼고, 이 일곱을 묶어 한 단위로 삼았다. 4천 년쯤 전 바빌로니아에서.

 

또 하나, 달도 거든다. 달이 한 번 차고 기우는 데 대략 29일 반쯤 걸리는데, 이걸 보름달, 반달, 그믐.. 이렇게 네 토막으로 끊으면 한 토막이 대략 7일 정도가 된다. 결국 이 '7일'이라는 감각? 기준?이 하늘에 두 번 적혀 있었던 셈이다.

 

여기에 종교도 더해진다. 유대교, 천주교, 기독교에는 '엿새 일하고 이레째 쉰다'는 안식일 전통이 있다(창세기의 천지창조 7일째). 7일이라는 숫자가 더 단단해진 거다.

 

물론 처음부터 온 세상이 7일을 쓴 건 아니다. 로마는 원래 한 주가 8일이었다고 한다(장이 서는 날을 기준으로 한 8일 주기). 그러다 7일 주가 점점 퍼졌고, 서기 321년에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한 주는 7일, 일요일은 쉬는 날'이라고 공식으로 못 박으면서 굳어졌다. 지금 우리가 일요일에 쉬는 뿌리가 바로 거기에 있다.

 

서기 321년, '한 주는 7일, 일요일에는 쉰다'. 이것이 공식이 되었다.

 

신기하게도, 동양 역시 7일로 똑같은 건 '우연'이 아니다

자, 여기서부터가 정말 흥미로운 부분인데, 서양이 '해, 달, 다섯 행성'으로 7일을 만들었다는 건 알겠다. 그런데 우리 '일월화수목금토'도 정확히 같은 일곱으로.. 해, 달, 화수목금토(다섯 행성).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같다.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일까.

 

여기서 '와, 동양이랑 서양이 멀리 떨어져서 각자 만들었는데 어쩜 이렇게 똑같지? 인류 공통의 신비! 완전히 뒤집어 버리셨다!' 이렇게 감탄하고 넘어가버릴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건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애초에 동서양 일주일 7일 기준은 그 뿌리가 같았던 것이었다.

 

바빌로니아에서 시작된 이 '일곱 천체로 요일을 매기는' 생각이, 한쪽으로는 그리스와 로마를 거쳐 서양으로 퍼졌고, 다른 한쪽으로는 인도를 거쳐 동쪽으로 흘러왔다. 인도에도 해, 달, 다섯 행성을 묶어 신처럼 여기는 체계가 있었고, 이게 불교와 천문, 역법 지식을 타고 중국 당나라로 들어가서는, 거기서 다시 한국과 일본으로 퍼진 거다.

 

그러니까 결국, '동양과 서양이 신기하게도 똑같다'가 아니라, '같은 데서 출발한 물줄기가 동서로 갈라져 흐른 것'이라고 봐야 할것 같다.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된 같은 강이 두 갈래로 갈라진 것.

 

참고로 우리나라가 '월화수목금토일'을 공식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사실 생각보다 한참 뒤다. 1895년, 그러니까 갑오개혁 즈음 서양식 요일제가 들어오면서 일본이 먼저 받아들인 표기를 이어받은 것으로 본다. 칠요(七曜)라는 개념 자체는 훨씬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지금처럼 '일주일 7일을 요일로 딱딱 끊어 쓰는' 생활은 근대에 자리잡은 셈이다. 전래? 전파? 경로의 세세한 부분은 자료마다 설명이 조금씩 갈리는데다, 나는 뭐 이 분야 전문가도 아니니 큰 줄기만 훑어보고 가자.

 

(사람이 7일로 일주일을 끊어쓰는 동안, 각 종 별로 정해진 햇수를 땅속에서 세고 나오는 매미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여름밤, 아파트 주차장에서 매미가 태어났다.. 매미는 왜 그렇게 울까? - 매미 울음과 우화 이야

야근하고 돌아온 늦은 밤, 주차장 나무에서 매미 한 마리가 막 우화를 마치고 날개를 펴고 있었다. 그 옆에 아직 자리를 못 잡은 애벌레 한마리를 집에 데려와 밤새 허물을 벗고 날개를 말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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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순서는 '일월화수목금토'일까

여기서 한 발만 더 들어가 보자.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행성을 거리순으로 늘어놓으면 이 순서가 아니다. 태양부터 시작해서 태양계 행성은 수금지화목토천해(명..잠깐, 명왕성은 빠졌던가?) 순서다. 그런데 요일은 왜 하필 '일, 월, 화, 수, 목, 금, 토' 이 순서로 굳었을까?

 

여기엔 옛날 점성술의 '시간 나눠 갖기'가 얽혀 있다. 옛날 사람들은 하루 24시간을 한 시간씩, 일곱 천체가 정해진 차례로 돌아가며 '담당'한다고 생각했단다. 토성부터 시작하는 어떤 고정된 순서로 1시간씩 쭉 배정하는 거다. 그렇게 24시간을 채우고 나면, 7로 나누어떨어지지 않아서(24 나누기 7은 3이 남는다) 다음 날 첫 시간을 담당하는 천체가 매번 세 칸씩 건너뛰게 된다.

 

그 '다음 날 첫 시간 담당'만 쭉 뽑아 보면, 해 → 달 → 화성 → 수성 → 목성 → 금성 → 토성 순서가 되고, 그게 바로 우리가 아는 바로 그 요일 순서가 되었다는 이야기.


이론 내용
일곱 천체설 맨눈에 혼자 움직이는 천체가 7개라 7일
달 위상설 달이 차고 기우는 29일 반을 넷으로 끊으면 한 토막이 약 7일
시간 나눠 갖기(행성 시간) 24시간을 일곱이 돌아가며 담당하면, 날마다 첫 담당이 세 칸씩 점프 → 일월화수목금토 순서

말로 풀면 복잡한데, 요점은 이거다. 요일 이름도, 그 순서도, 우연히 정해진 게 아니라 '하늘'과 '숫자'가 만든 규칙이라는 것. 매주 무심코 부르는 '월화수목금토일' 안에 4천 년 전 사람들이 밤하늘을 올려다보던 흔적이 그대로 박혀 있는 셈이라고 한다면.. 좀 지나친 의미부여인가?..

 

24를 일곱이 나눠 가지면.. 매일 세 칸씩 밀린다.

 

다시, 내가 들여다 보던 그 소스 코드에서는..

자, 그러고 보면 처음의 그 헷갈림도 좀 다르게 보인다.

 

프로그래밍 언어마다 일요일을 0으로 두기도 하고 월요일을 0으로 두기도 하는 거, 한 주의 시작이 일요일이냐 월요일이냐 갈리는 거. 사실 이것도 그냥 개발자들 변덕이 아니다. 국제 표준(ISO 8601)은 '한 주는 월요일부터'라고 정해놨고, 미국식 달력은 전통적으로 '일요일부터'다. 일요일을 한 주의 첫날로 보는 그 감각, 어디서 왔겠나. 주일엔 쉽니다. 종교와 문화, 전통이 달력에 그대로 남아 있는 거다.

 

그러니까 내가 코드 짜다 만난 그 사소한 헷갈림은, 알고 보면 수천 년 묵은 문화 차이가 0과 1로 흘러들어온 흔적이었던 거다. 다음에 또 일요일이 0인지 1인지 헷갈릴 때, 일요일이 먼저인지 월요일이 먼저인지 헷갈릴 때, 적어도 '얘는 왜 이러나' 대신 '아 이게 그 바빌로니아 밤하늘로부터 유래된..' 하고.. 떠들어 대는 것은 아무리 내가 설명충이라고 해도 이건 좀 심하잖아? 일할 땐 일에 집중합시다. ㅎㅎ

 

알고 보면 수천 년 묵은 흔적.. 그러나 내게는 그저 사소한 헷갈림일 뿐이죠.

 

그러고 보니 이 소스 코드를 들여다보다 시작된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한국이 왜 일본과 시간이 똑같은가 하는 표준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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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표준시는 왜 일본과 똑같은 UTC+9일까? 우리 땅 한가운데를 지나는 건 동경 127.5도인데, 정작 시계는 동경 135도에 맞춰져 있다. 네 번이나 바뀐 우리 시간과 '일제 잔재' 논쟁까지 가볍게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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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닫기 전에..

일주일은 왜 7일인가?

옛날 사람들이 맨눈으로 볼 때 별들 사이에서 혼자 움직이는 천체가 해, 달, 그리고 다섯 행성, 딱 일곱 개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를 넷으로 끊으면 한 토막이 약 7일이라는 점, 그리고 '이레째 쉰다'는 종교 전통이 더해져 굳어졌다.

 

동양이랑 서양 요일이 똑같은 건 우연인가?

우연이 아니다. 둘 다 바빌로니아라는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한쪽은 그리스와 로마를 거쳐 서양으로, 다른 한쪽은 인도와 불교, 당나라를 거쳐 동양으로 흘러온 것이다. 각자 따로 발명한 게 아니라 같은 강이 두 갈래로 갈라진 셈.

 

목요일은 진짜 토르의 날?

맞다. 영어 Thursday는 북유럽 신화의 천둥신 토르(Thor)의 날에서 왔다. 원래 로마식으로는 목성(유피테르)의 날이었는데, 게르만 사람들이 비슷한 위치? 속성?의 자기 신으로 갈아끼운 결과다.

 

그럼 우리는 언제부터 월화수목금토일을 썼을까?

지금처럼 공식적으로 쓴 건 1895년 무렵, 근대에 서양식 요일제가 들어오면서다. 칠요라는 개념 자체는 훨씬 오래됐지만, 일상에서 '요일'로 끊어 쓰게 된 건 생각보다 최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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